기획부동산 지분물건은 공유자들의 매입단가가 아니라 시세를 기준으로 접근해야 한다. 2022년에 낙찰받은 특수물건 중 네 번째로 졸업시킨 물건에서 이걸 확실히 배웠다. 온비드 공매로 낙찰받은 기획부동산 물건을 공유물분할 소송까지 진행해서 최종 순수익 500만 원대, 수익률 50%대로 마무리했는데, 이 글에서는 그 과정과 기획부동산 지분물건 투자에서 배운 것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아는 지인이 추천해준 첫 공매 물건
2022년 한 해 동안 물건을 13건 낙찰받았다. 첫 낙찰 물건은 경남 창원시 주거용 일반물건인데 전세를 놓아서 지금은 갭투자처럼 됐고, 나머지 12건은 전부 지분이나 법정지상권 형태의 특수물건이었다. 낙찰 수단은 경매가 10건, 공매가 1건, 파산재단이 1건이었다.
이 중 2022년 4호라고 부르는 물건이 작년 하반기부터 하나씩 졸업시키던 특수물건 중 네 번째로 매도까지 끝난 케이스다. 소송을 취하하고 송달료 환급금까지 엊그제 입금되면서 최종 수익이 확정됐다. 이 물건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추천해준 물건이었다. 지분물건을 검색하다 보면 기획부동산 물건이 종종 보이는데, 언젠가 한 번은 도전해보고 싶었다. 마침 지인이 추천해줘서 과감히 입찰에 들어갔다. 응찰자는 딱 3명이었고, 2위와 8만 원 차이로 낙찰받았다. 이게 내 첫 공매 낙찰 물건이기도 했다.
3개월 만에 순수익 500만 원대로 졸업
결과를 정리하면 이렇다. 낙찰일부터 매도일까지 소요기간은 3개월이었다. 낙찰일 11월 4일, 잔금일 11월 9일, 소 제기 12월 7일, 매도가 다음 해 2월 1일이었다.
수입은 총 1608만 원이다. 양도가액이 1540만 원, 기타수익(환급금)이 68만 원이었다. 지출은 총 1097만 7000원이다. 매각대금 869만 원, 소유권 취득 비용(취등록세, 등기신청수수료) 45만 2000원, 소송비용(내용증명 4만 5000원 포함) 119만 원, 예정 세금 64만 5000원이 들어갔다. 최종 순수익은 510만 3000원, 수익률은 49.6%였고 연수익률로 환산하면 198% 수준이었다.
기획부동산 물건, 매입단가 말고 시세를 봐야 한다
지분물건 중에는 공유자 간 관계를 전혀 유추할 수 없는 물건들이 있다. 공유자가 10명 안팎이거나 수십 명에 달하기도 하는데, 주로 임야에서 많이 보이고 소위 기획부동산으로 발생하는 물건이다.
초보자 관점에서 기획부동산 물건에 혹하는 이유는 공유자들의 매입단가 대비 감정가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여러 번 유찰되면 최저입찰가가 공유자 매입단가의 절반, 심지어 10분의 1도 안 되는 경우도 있어서, 이 정도면 공유자들에게 싸게 제안해도 사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공유자들의 매입단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매몰비용 때문에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는 있어도, 핵심은 지금 시세보다 저렴하게 낙찰받는 것이다. 매도가격 기준도 공유자 매입단가가 아니라 시세여야 한다. 기획부동산 때문에 몇 년, 길게는 10년 넘게 마음고생한 공유자들이 지분을 더 사고 싶어할 리가 없고, 같은 돈이면 주변에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살 수도 있으니까.
토지 가치는 결국 개발 가능성에 있다고 본다. 공장이든 주택이든 지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개발 가능성은 위성지도만 봐도 대략 파악되는데, 인근에 공장이나 주거단지가 들어서고 있거나 고속도로 IC가 가까우면 좋다. 다만 당장 개발이 안 돼도 큰 문제는 아니다. 맹지라서 부동산 공법상 좋은 땅이 아니어도, 어차피 내가 직접 개발할 게 아니라면 장기적으로 묶어둔다는 생각으로 접근해도 된다.
공유자 특성과 현물분할 대비법
공유자 특성은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매입단가, 매입총액, 그리고 재력이다. 매입단가가 중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이건 시세 대비 저렴하게 낙찰받아야 함을 강조하려던 것뿐이지 매입단가 자체가 안 중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공유자들도 형식적경매로 넘어가면 매입가의 절반도 못 건진다는 걸 안다.
개인적으로 매입단가보다 중요하다고 느낀 건 공유자 개인별 매입총액이었다. 어떤 물건은 개인별 매입총액이 900만 원에서 2200만 원 수준이고, 어떤 물건은 9500만 원에 가깝기도 하다. 기획부동산 스트레스 때문에 애정 없는 공유자가 많지만, 900만 원 물린 사람과 9500만 원 물린 사람이 느끼는 스트레스와 저항 정도는 분명 다르다. 실제로 이번에 공유자 13명을 상대로 공유물분할청구 소송을 진행하면서, 적극적으로 답변서를 제출한 공유자는 가장 많은 자금(9500만 원)을 투자한 사람이었다.
공유자가 많다고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다는 것도 이번에 배웠다. 책으로 배울 땐 공유자 많은 물건은 피하라고 하는데, 이번 물건은 공유자가 13명이었다. 송달료도 많이 들고 문서송달도 오래 걸리지만, EXIT 방법을 형식적경매가 아니라 공유자에게 매도하는 쪽으로 생각하면 공유자가 많다는 건 잠재적 매수자가 많다는 뜻도 된다. 다만 30명 넘어가는 물건은 나도 자신이 없다. 송달료가 많이 드는 건 입찰가에 반영해서 계산하면 된다. 나는 13명을 피고로 소송을 진행하면서 송달료로만 86만 원이 들었다. 첫 송달에서 2명만 도달했고, 나머지 11명은 주소보정과 특별송달(통합송달)로 25만 원이 추가로 들어서 총 110만 원 정도가 소요됐는데, 중간에 소송을 취하하면서 68만 원 정도를 환급받았다.
현물분할에 대한 대비도 중요하다. 공유물분할 소송은 현물분할이 원칙이지만 실무적으로는 현금분할 판결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도 현물분할 리스크는 분명 존재하니까, 현물분할이 불가능한 조건을 갖추면 자연스럽게 현금분할로 갈 수 있다. 가장 흔한 방법이 현물분할이 불가능한 최소면적을 보유하는 거고, 이 기준은 관할 지자체 조례로 확인할 수 있다. 공동입찰로 처음부터 최소면적만 취득하거나, 소송 전에 최소면적만큼 제3자에게 매도하는 방법도 있다. 공유자 중 근저당이 설정된 경우도 현물분할이 불가한 조건이 되는데, 이번 졸업 물건이 이 사례였다. 근저당이 분필된 필지에도 전사된다는 내용은 예전에 얼핏 본 적은 있었는데, 지인이 추천해준 특수경매 관련 책을 통해 관련 판례까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협상과 최악의 시나리오
이 물건은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도했는데도 나는 손해 본 기분이었고, 반대로 내 지분을 사간 공유자는 나한테 미안해했다. 감정가는 중요한 기준점이지만, 나는 인근 실거래 사례로 시나리오별 매도가를 설계했고 결과적으로 그중 가장 낮은 가격에 매도했다. 더 받을 수 있었는데 덜 받은 것 같아 아쉬웠고, 공유자는 가격을 많이 깎았다고 생각했는지 고마워했다.
이번 물건은 결과적으로 좋은 수익으로 끝났지만, 최악의 상황도 항상 감안해야 한다. 여기서 최악은 공유물분할청구 소송에서 이겨서(현물분할이 불가능한 구조라) 형식적경매로 넘어갔는데 낙찰가가 낮아서 손해를 보는 경우였을 거다. 다행히 이 물건은 그런 최악의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즉 수익 날 확률이 높은 물건이었다고 본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획부동산 지분물건의 매도가는 어떤 기준으로 정해야 하나요? A. 공유자들의 매입단가가 아니라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공유자들이 매입단가 이상을 회수하려는 심리를 기대하기보다, 시세 대비 낙찰가가 저렴한지가 수익의 핵심입니다.
Q. 공유자 수가 많은 물건은 무조건 피해야 하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송달료 부담은 입찰가에 반영해서 계산할 수 있고, 공유자가 많다는 것은 잠재적 매수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많은 경우(30명 이상)는 신중하게 접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 현물분할을 피하고 현금분할로 유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관할 지자체 조례상 현물분할이 불가능한 최소면적을 보유하거나, 공유자 중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 현금분할 판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Q. 공유물분할 소송에서 송달료 환급은 어떻게 받나요? A. 소송을 취하하거나 절차가 종결되면 사용하지 않은 송달료가 환급됩니다. 실제로 소송 진행 중 취하하면서 납부한 송달료 일부를 환급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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